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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25 23:21 공유기 설치

23:21 공유기 설치

기타 2018. 5. 25. 01:32

  IPtime 공유기를 한대 샀다. A2003NS-MU 모델인데 검색으로 추천받아 고른 물건일텐데 설치하는 그 순간까지도 왜 다른 모델말고 이거지?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꼭 이 모델로 해야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설치 이후 설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런 생각들을 지워내 버렸는데, 공유기 설정과정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새 전자기기 포장을 뜯었을때 나는 냄새보다 종이냄새가 더 좋았다. 센스만점 포장>



  KT 공유기 설정만 가끔 건드리고 그 외에는 허구헌날 껏다켰다만 반복하던 내게 새로운 공유기 설치는 도전이었다. 조금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처음이지만 설명서도 있겠다, 전자기기는 기본적으로 선만 잘 꽂으면 되지 생각했으니 도전이어도 쉬운 도전이리라 생각할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설치도 잘 끝났고, 성능도 잘 나오니 문제는 없다만은,






시작부터 설명서와 달리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드라이버 오류? 드라이버가 설치되어있지 않아? 이게 무슨 말이야 방구야 그럼 여지껏 인터넷은 어떻게 썼던거야? 설명서대로 하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이런 오류가 뜸으로써 설명서를 찢어버리고 싶었다. 설명서엔 위의 경우가 발생했을때 적절한 대처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한 검색. 이후 나는 컴퓨터 메인보드 사면 그 안에 CD가 동봉되어 있고 그 안에 몇몇 "드라이버"라 불리우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혹은 "설치하면 좋은" 프로그램이 있단 사실을 유추하게 되었다. 그런데 CD? 아 그거... 있긴하지. 근데 CD rom이 없네, 아니 CD의 공간이니까 room인가? rom인지 room인지 이름마저 가물가물한 그 것 이 없다. 컴퓨터 조립하고나서 그 물건을 보았을때 저거에 들어있는 프로그램은 얼마나 구닥다리일까 하는 생각은 했다. 


어쨌든, 드라이버 오류는 검색을 해봐도 딱히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오류었다. 윈도우 7을 거쳐 10까지 진화하는 동안 윈도우가 자동으로 필요한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해주는거 아니었나? 그 덕분에 윈도우 깔고 업데이트를 마치면 게임깔고 야동받기 바쁘지 누가 메인보드 CD안의 프로그램을 깔고 그러나. 드라이버 안깔아도 게임 잘 되던데?? 야동도.


이 순간 나는 내가 여지껏 얼마나 편하게 윈도우를 쓰고 있었으며 윈도우느님의 자상한 배려를 받으며 살고 있는지 깨달았다. 솔직히 말하면 메인보드 제조사 홈페이지가서 랜카드 드라이버 다운받고 반신반의하며 설치를 진행하는데 설치가 되어서 나는 그만


<설치가 되네?>


이미 설치된 드라이버라고 뻔한 대답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러니까 메인보드 상자에 같이 동봉된 CD안의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했던 것이다. 처음 윈도우 깔고 나서. 


하지만 인터넷 속도가 잘 나오는데 공유기 설치 아니었음 드라이버는 평생 깔지 않았겠지.



¯\_(ツ)_/¯



그렇게 공유기 설치 도우미가 랜카드 드라이버 없다고 태업을 할 때 나는 랜카드 드라이버를 찾아다 설치를 했다. 그렇다 나도 이제 랜카드 드라이버가 설치된 컴퓨터를 쓰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러니 이제 설명서따라 차근차근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데



<데쟈뷰, déjà vu, 기시감 : 이미 보았다>


랜카드 드라이버를 깔아도 같은 오류가 발생했다. 그리고 아주 이상하게도, 윈도우 업데이트에 대한 불신이 월급 사라지듯 태연히 사라졌다. 마치 여기는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데 억지로 불려와서 그러기 싫어도 그렇게 서 있다가 오해가 풀리자 냅다 사라질 때 처럼. IPtime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신이 생겨난건 뭐... 내일의 태양이 뜨는것과 같은거지. 하늘은 푸르고 제비꽃은 보라보라하고. 


사실 이건 첫번째 난관이 아닌데, 실제로 내가 겪었던 첫번째 난관은 바로 공유기 랜선 연결이었다. 전원은 어떻게 꽂아서 전원이 들어왔지만, 랜선은 아니었다. 선을 공유기와 연결하고 곧바로 컴퓨터 본체와 연결했음에도 인터넷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인터넷이 되겠지'.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은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지면 신경쇠약이 올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다만 나는 그보다 쪼금 오래된 현대인이라 와이파이 신호보다는 인터넷 연결에 더 영향을 받는데, 인터넷이 불안정해지면 나는 일시적 신경쇠약을 겪곤한다. 그리고 이 순간이 내겐 그런 변화를 겪기 직전의 순간이었다.


그렇다. 사실 나의 진정한 첫번째 난관은 바로 랜선 꽂기였다. 쪽팔려서 환생할때까지 이 사실을 비밀로 묻어두려했는데 인터넷 검열이 심해지는 세계적 추세속에 언젠가는 내 부끄러운 치부와 프라이버시가 낱낱히 공개될것이라 예견할 수 있으므로 쿨하게 까발리기로 했다.


그리고 당신만을 위해 조언, 약간 귀띔해 주자면, 벽에서 연결되어 나오는 랜선은 공유기의 WAN이라 적힌 구멍에 연결해야 하는것 같다. 나는 모르는건 확실하게 알기 전까지 애써 외면하면서도 궁금증이 폭발하면 세월아네월아 찾아보는 선택적 지적탐구 성향을 가진 사람인데 이때는 호기심을 접어두기로 했기에 랜선을 LAN이라 적힌 포트에 연결하는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쉽게 비유하자면 멀티탭에 충전기를 비롯한 몇몇 전기 코드를 꽂아 넣고 왜 전원이 안들어 오지 갸우뚱하는 것과 같다. 선을 잘못 꽂으면 당연하게도 동작이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1. 랜선을 공유기 WAN 포트에 연결하고

2. 공유기 LAN 포트와 컴퓨터 본체의 LAN 포트를 공유기 상자에 같이 딸려온 랜선으로 연결하고

3.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면 인터넷이 된다.

4. 간절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와이파이는 안된다.

까지 설명이 가능하다.




머리를 좀 식히고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다. 일단 공유기 연결은 성공했고, 그래서 인터넷도 사용가능한 상태이다. 이제 어떻게 와이파이만 잡아주고 인터넷 속도만 확인하면 되겠는데 재부팅하고 나서인지 펌웨어 업데이트가 뜬다. 그래서 했다. 보안은 중요하므로.


그런데 뜬금없이 관리자 계정 로그인 창이 뜬다. 그래서 시키는대로 했다.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하니 가급적 수정하여 새로 만들라고 한다. 관리자 이름을 뭘로하지; 보안문자 입력은 요새 트렌드인가;  관리자 이름 좀 아 좀 그런 아; 계정 암호 아 암호는 흠 네이버랑 다르게 아 그러면 음. 


<올드스쿨 테마가 기본으로 적용되어있는 모습. 공식 홈페이지 역시 올드스쿨 테마가 적용되어 있다>


그렇게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나니까 



간편설정 창으로 넘어갔다. 다음 다음 몇 번 눌러주고나니까 설정이 끝났다. 결과적으로 설치 "도우미"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와이파이 설정까지 모두 끝내고 평소처럼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생각과는 아주 다르게 진행된 공유기 설치. 


사실 공유기가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무슨 마법에 걸린것처럼 공유기를 샀고, 설치까지 마쳤다. 간만에 와이파이의 달콤한 맛을 본 내 폰은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업뎃도중에 렉걸리는게 꼭 옆에서 말걸어도 못듣고 계속 밥만 처먹는 넌씨눈스런 인간군상 같으면서도 판 깔아주니 혼신의 힘을 다해 맡은 일에 집중하는 37년의 세월을 외골수로 살아갈 사람 같았다. 근데 앱 업뎃 안해도 사용에 지장은 없던데 그럼 업뎃 왜하는거지. 업뎃을 안해도 사용에 지장없게 만들어 놓은건가 아니면 업뎃이 일종의... 난 합리적인 사람이니까 사이좋게 반반의 가능성을 두겠다.




와이파이까지 마치고, 인터넷을 쓰는데 이상하게 이전만큼 빠릿한 느낌이 없어서 뭘 잘못 건들였나 싶었다. 그러던 차에 DNS 서버를 1.1.1.1로 바꾸는 설정을 다시 하게 되었다. 어느날부터 트위치 로딩이 느려져, 상어가 해저 케이블을 씹어먹고있나 하는 생각이 들던 때, 인터넷에서 DNS 1.1.1.1 설정법을 보고 바로 따라해 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트위치가 국내웹이 되버린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빨라진 것이었다.


공유기 설정이후엔 다시 예전의 느린 트위치로 돌아간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한번 관련 정보를 검색했다. 그리고 공유기 사용자는 공유기 설정에서 DNS 서버를 1.1.1.1로 해야 한다는 <쿨엔조이 사이트의 게시물(링크)>에 달린 덧글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번엔 공유기 차원에서 적용해주고 전원을 내렸다 다시 올렸다. 컴퓨터 역시 재부팅을 하고, 폰도 재부팅을 마쳐 주었다.


1.1.1.1 설정법의 경우 국내 사이트는 접속 속도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을지라도 해외웹의 경우 (내 경우는 트위치와 유튜브) 크게 만족스런 성능 향상을 가져다주니 나처럼 해외웹 이용이 잦은 사용자라면 따라해 볼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와이파이 설정까지 마치고 폰으로 와이파이를 검색하는 도중에 보이는 욕으로 된 와이파이를 하나 보았다. 꼭 그러고 싶을까. 




Posted by Star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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