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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적 명작 하프 라이프 2>


FPS 게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하프 라이프 2. 하프 라이프는 과학계 용어인데 우리나라 말로 치면 반감기라고 한다. 뜻은 방사성 물질의 원자수가 방사성 붕괴에 따라 수가 절반으로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다만 정작 게임을 해 보면 왜 반감기가 이 게임의 제목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HλLF LIFE 2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G 맨의 대사 전작에서 대장을 격파한 주인공은 기차 안에서 깨어난다>


전작 하프 라이프 1에서 20년의 게임상 시간이 흘러 다시 주인공이 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게임은 연식이 쫌 된 게임이다. 2004년에 나온 게임인데 가장 최신작인 에피소드 2의 경우 2007년에 출시되었다. 슬슬 3 발매 소식이 들려올 법 한데 안타깝게도 후속작 발매 여부는 매우 암담한 상황이라고 한다. 사실상 에피2에서 게임 맥이 끊어졌다고 무방할 정도.


다만 후속작의 발매 여부와 달리 하프2는 이 게임 장르에서 전설로 추앙받는 게임 중 하나이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까? 나는 그저 EP2에서 하프2로 역주행 하며 느낀점을 솔직하게 써보고자 한다. 다만 글의 내용은 하프2부터 EP2로 전개된다.


하프2의 주 무대는 17번 지구이다. 그렇다고 지구가 20개쯤 되는데 그 중에서 17번째 행성이란 뜻은 아니다. 아마도 특정 지역을 묶어서 이르는데 쓰는 단어인것 같다. 상업지구, 가자지구 이런 느낌? 숫자가 앞에 붙어서 읭? 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 뜻인것 같다. 좀더 세부적인 설정은 동유럽에 위치한 도시인데 특이한 점은 지구를 정복한 외계인, 콤바인 세력의 본부가 바로 이 도시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특이한게 없다. 전작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외계 물질로 실험을 행하던 포탈이 생성되고 그 포탈을 통해 건너온 외계인들과 실험 실패를 은폐하려는 미국 정부 소속 군대와 싸워 나가다가 외계인들의 본거지로 넘어가 외계인 우두머리를 제거하는 것이다.


하프2의 시간대에 와서는 지구는 외계 세력 콤바인(전작의 외계인들을 휘하 세력으로 거느린 거대 집단)에 점령당해 그들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 주인공은 이 암울한 시기에 기차에서 깨어나 콤바인에 대항하는 저항 세력으로 들어가 저항 활동을 시작해 인류의 배신자를 처단하고 콤바인 본부를 파괴하는데 까지 성공한다. 한마디로 악의 무리를 박살내는 내용.


다만 게임에는 G맨 이라는 상당히 의문스런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이 인물에 대한 정체나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이 인물이 정확히 누구이며 하프 라이프의 이야기 전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하는 부분에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 나 역시 후속작의 이야기 전개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추측을 해보고자 정보도 찾고 게임도 여러번 플레이하지 않았나 한다. 내가 해본 게임 중 정체가 가장 궁금한 인물.


<시간을 멈추는 능력과 순간 이동 능력을 가졌는데 외계인 보다는 지구인처럼 생겼다>


다만 이 G맨은 하프라이프의 성격을 나타내는 하나의 요소일 뿐 이런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하프2가 갓겜이라거나 스토리가 진부하지 않고 신선한데? 라고 말하기엔 부족한감이 있다. 스토리에 있어 호기심과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게임 내에선 설명이 불충분하며 호기심만 가중시킬 뿐 속 시원하게 해소되는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여튼, 하프2의 강점은 스토리 보단 게임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그 특유의 분위기에 있다. 게임을 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게임의 분위기 변화가 아주 자연스러워서 몰입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외계 생물의 등장 비중이 상당히 줄어 들었지만 새로 등장한 적들이 긴장감과 공포심을 심어주는데 충분해서 전작보다 훨씬 더 심장이 쫄깃하고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공포감 조성에는 등장하는 괴물이 강하고 무섭게 생겨서인 점도 있지만, 하필이면 이 녀석들이 맨 처음 등장하는 무대가 어두컴컴하고 빛이 적어서 좀비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이기도 하다. 


좀비 공포를 느끼게 해 주는 무대가 하프2의 레이븐 홈 인데, 간만에 다시 플레이 해도 온 몸의 털이 쭈뼛쭈뼛 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늑대울음같은 괴성을 지르는데 이 소리는 시종일관 밝은 무대에서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빛도 없고, 피떡이 된 시체가 널려있고, 좀비화가 되버린 괴물들이 끔찍한 비명을 질러대며 내 앞으로 어기적 어기적 걸어오는 상황에서 공포감을 동반한 불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맛보기>

 

하프2로 넘어오면서 시각적인 부분에 엄청난 발전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레이븐 홈 같은 공포스런 무대가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작에서는 좀비가 더 괴기스럽게 움직이고 공격해오기 때문에 인간처럼 안정된 움직임을 보여주던 적들만 상대하던 입장에선 갑자기 공포 호러 게임으로 변하는 이 시점이 가장 임팩트 넘치는 장이 아닐까 한다. 사방이 어두워 가로등 같은 불빛에 의존해야 하는데 주인공의 HEV 특수복에는 다행히도 플래시 장치가 있어서 제한 시간동안 빛을 낼 수 있다. 플래시 불빛을 사용해보면 주위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둡다는걸 느낄 수 있는데 이 플래시에도 제한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급한 상황에서 불빛이 꺼지면 급격히 당황하게 된다. 


시각적 부분 말고 소리 부분에서도 변화가 많이 생겨서 귀로 들려오는 공포도 한 몫하게 되었다. 사방이 어두워 적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고유의 소리를 내며 접근하는 녀석들은 시각적, 청각적으로 완벽히 공포스런 존재가 된다. 어쩜 이리도 괴기스런 소리를 내는지, 나중엔 주위가 밝은 상태에서도 이 소리만 들리면 자동 반사 격으로 몸이 움츠러 들게 된다. 적어도 이정도로 유저를 쫄게 만드니 게임 제작사 입장에선 대성공인듯.


하지만 무섭기만 하면 그게 공포 게임이지 액션게임은 아닐 것이다. 레이븐 홈이 무섭긴 하지만 한번 더 하라면 또 할 수 있는 이유는 하프2의 그 호탕함과 쾌감 때문이다. 만만치 않은 적수라는 이미지를 풀풀 풍기는 놈들인 만큼 조져버렸을 때 느낄 수 있는 뿌듯함도 남다른데 얼핏 보면 약점이 전혀 없는 것 같지만 날카로운 물체를 날려서 맞출 경우 일격사하는 특징이 있다.


총알이 다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도 주위를 살펴 날이 달린 물체를 발견했다면 게임에 등장하는 중력건으로 집어 날려보자. 잡초 베듯 반으로 갈려 그 자리에 적들이 주저 앉아 버린다. 총알을 사용하면 여러발을 써야 하지만 중력건으로 상대할 경우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면서 레이븐 홈이 재미있어지고 공수의 균형이 잡혀 들어간다. 


게임은 의도적으로 이런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다. 적들을 일격사할 방법을 찾아서 플레이하게 만들어 하프2의 엔진이 가진 강점을 체험하게 함과 동시에 액션과 속도감을 느끼게 해 공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 할지라도 이 구간을 재미있게 통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강한 적수를 내 보내고 그에 걸맞는 강한 대처법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게임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하프2만의 독자적 경험이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으로 긴 여운이 되어 기억에 남게 된다.


<기념비적 레이븐 홈 첫 입성 장면 이처럼 어두운 무대가 펼쳐진다>


말이 길어졌는데 간추리자면, 레이븐 홈에서 유저는 본격적으로 난이도 있는 도전과 맞딱드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하프2만의 호쾌한 액션과 스피디함, 발전한 엔진의 여러 기능을 통한 신선한 경험을 느끼게 된다. 


<발달한 하프2 물리 엔진을 체감하게 해주는 중력건>


<원형 톱날을 좀비에게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는 EP2>


그럼 이제 하프2를 갓겜이라 말할 수 있게 된 걸까? 아직은 하프2의 모든것을 살펴본게 아니라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례로, 레이븐 홈에 도착하기까지 주인공이 겪은 길고 긴 수상 이동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은 나로써 멀미를 유발하고 길고 지루하기만 한 구간이어서 몰입도 안되고 자주 게임을 끄게 만드는 마의 구간이었다. 대체로 하프2에 등장하는 탈것들은 하나같이 최악의 조작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상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구간은 필요 이상으로 길고 지루하게만 느껴졌었다.


한마디로 완급 조절에 실패했단 말이 된다. 어쩌면 뒤에서부터 역주행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프2는 충분한 플레이 양을 제공하기 때문에 눈 깜박할 사이에 엔딩을 볼 정도로 내용물이 적은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긴 전개가 이뤄진다. 그리고 그 전개가 때때로는 지루함을 유발하기 때문에 나로썬 좀 아쉬운 점이었다.


<인류의 배신자 브린 박사를 향한 시민의 분노. 뛰어난 빛과 어둠 표현 덕분에 긴장감을 갖게 된다>


주인공은 17번 지구에서 저항 세력과 합류하게 되고, 그들의 본거지로 떠나는 길고 지루한 여정을 거친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한 주인공은 예상치 못한 적의 기습에 본거지를 떠나 레이븐 홈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좀비 괴물들과 사투를 벌인 다음 다시 문명화된 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그 도시에서 주인공은 저항군의 지도자급 인물이 잡혀들어갔단 소식을 듣고 그를 구출하기 위해 또다시 동분서주하는데 이후에는 시민군의 조직적인 저항이 가시화 되는것 말고는 특별한 이야기 전개가 없다. 어쨌든, 주인공은 저항 세력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써 활약하다가 마침내 적의 본거지까지 성공적으로 침투하게 되고 그 수뇌부를 작살내는데까지 성공한다.



하프2가 가진 특색으로는 발달한 물리 엔진과 그 물리 엔진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임 장치이다. 특이하게 무게 개념이 있어서 무거운 물체를 던질 경우 그걸로 데미지를 줄 수 있다. 또한 저울 한 쪽에 무게추를 얹고 반대 쪽에 비슷한 질량을 가진 물체를 올려놔야 저울의 수평이 맞는 것 처럼, 게임 내에서도 물체의 무게를 이용해 해결해야 하는 상황과 퍼즐이 종종 등장하는 편이다. 한번도 이런걸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겐 도대체 뭘 해야 하는 과정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생길텐데 이는 하프2에서만 볼 수 있는 퍼즐인 점도 한 몫 할 것이다. 아마 이번에 처음으로 하프2를 접하는 사람들도 갸우뚱할 것이다.


BGM도 게임의 특색에 한몫 하는데 등장하는 무기류가 내는 효과음이 상당히 맛깔나서 샷건이나 리볼버의 경우 그 효과음 때문에 가장 애용하는 무기가 될 정도이다. 상황에 적합한 배경 음악이 게임에 몰입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고.


또한 레이븐 홈 파트에서도 언급했듯 전투 액션의 호탕함과 속도감이 이 게임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프라이프 시리즈를 하면서 느끼는 욕구가 있는데, 그것은 하늘이 뻥 뚤린 무대에서 게임을 하는게 그렇게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전작 하프1의 경우 지하 깊숙한 곳 까지 내려가서 그곳에서 처음으로 실험을 진행하는데 게임의 시작이었다. 이 후 실험실 위쪽으로 이동하는 전개가 펼쳐지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건 푸른 하늘을 보고싶다는 생각이었다. 게임 무대가 워낙에 넓어서 위로 올라가는데 한참이 걸리며 그 동안은 지하 지하 과학 시설 전체를 지겹게 떠돌아다니며 칙칙한 천장과 폐쇄 공포만 느꼈기 때문이다.


하프2는 다행히 시작부터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지만 시리즈 전통의 환풍구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수차례 반복되며 지하 땅굴을 이동하는 과정 역시 심심찮게 나오는 편이다. 


내 생각엔 이 역시 의도된 경험 같은데 천장이 막힌 건물 내부나 지하 땅굴 같은 경우 게임이지만서도 조금 길어질 경우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을 받곤 한다. 통로는 한 명이 지나갈 정도로만 폭이 넓으며 게임의 전진 방향 진행을 위해 위에서 떨어지거나 할 경우 두 번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길을 잘못 들면 뒤로 돌아가서 다른 길로 가야하는게 우리네 삶이지만 게임에선 그런거 없다. 그냥 적이 등장하는대로 나아가고 뒤로 돌아올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지면 그리로 가는게 맞는 길인 셈이다.


어쨌든, 맵 디자인의 노력인지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하프 시리즈를 하면 하늘이 뻥 뚤린 공간에서 게임을 하는게 그렇게 편안할수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유저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이 아니었을까. 희안하게도 게임에 등장한 건물의 유리창은 거의 대부분이 막혀있어서 외부를 바라볼 수가 없다. 


게임 종반부에서 앞뒤 빼고는 다 막힌 무대를 지나 엘레베이터를 타고 건물 옥상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서서히 하늘이 드러나고 창 밖의 도시 풍경이 비춰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과정을 겪으며 나는 생각했다. 노렸네 노렸어. 


플레이를 마치고 느낀 하프2의 몰입감은 상당히 뛰어난 편인것 같다.


게임의 엔딩은 시작처럼 의문의 인물이 등장해 의문의 인물의 행동으로 종결되는데 이 때문에 하프2는 한편으로 미스터리한 게임이란 생각을 갖게 된다.



<게임 고장난거 아님>


<???>


<게임 인트로부터 이런 이미지를 쓰는 회사 답게 미스터리를 갖고 있다>


보통의 평범한 게임과는 다른 차별점이 여기서 또 드러난다. 도대체 G맨은 누구인가? 그가 부리는 수 많은 기이한 행적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 것일까? G맨은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들에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을 두번, 세번 플레이 하다보면 저 멀리 배경 너머로 그의 실루엣이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기다 등장은 언제나 비범하고 내뱉는 대사 역시 언제나 난해하고 쉽게 이해할 수 없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 식이다. 이런 인물의 등장은 공포스럽다기 보단 미스터리하다. 행적이 궁금하고 의도가 의심스럽다. 




HλLF LIFE 2 EP1



<우호 외계인에게 견제 받는 G맨 그가 나쁜 존재인가 외계인이 나쁜 존재인가 하는 의문>


<전작의 여파로 붕괴되는 시타델, 외계인 본부 후속작의 오프닝으로 적합하다> 


<길고 긴 도입부 이후 게임의 진행은 붕괴되는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미친 상황>

다시 G맨이 등장하고 주인공에 접근하지만 주인공에게 우호적인 외계인이 그의 접근을 방해하는 연출이 오프닝을 장식한다. 이로써 또 발생하는 궁금증. G맨은 적인가 아군인가? 외계인(보르티곤트)는 왜 그를 방해하는 걸까? 


EP1은 하프 라이프3라기 보다는 하프2의 이야기 추가판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제작사 밸브는 숫자 3을 못 세기로 유명한 곳인데 하프2 발매 이후 3를 내기 보다는 EP1과 EP2를 추가했으며 3는 나오지 않았다. 전 세계에 좀비 열풍이 불 때 레프트 4 데드를 발매했는데 후속작 레포데2만 나왔을 뿐 3는 나오지 않았다. 포탈건을 이용해 출입이 자유로운 포탈을 만들어 퍼즐을 해결하는 포탈 시리즈 역시 2편까지 나왔지 3편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유저들에게 3을 못 세는 개발사다 라는 농담을 받는 곳인데 하프 시리즈의 경우는... R.I.P


EP1의 이야기는 붕괴하는 시타델을 두고 도망치자니 안전지대로 피신하기 전에 시타델 폭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다시 본부로 들어가, 핵심부의 불안정한 코어 원자로로 이동해, 그간 마주치는 잔당을 소탕하고, 원자로 안정화 작업을 하고, 뒤쫓아 오는 적들을 피해 달아나, 기차를 타고, 떠나는 도중 탈선으로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지상으로 나온 다음, 17번 지구의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자신들도 대피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처음엔 미친 결정을 내리는걸 비꼬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이야기의 모든 부분까지 설명해버렸다. 참고로 시타델을 안정화 시키는 과정에서 여주인공 알릭스가 콤바인이 가진 중요한 정보를 복사해 소지하고 있다. 


에피소드 1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이야기 분량은 전작에 비해 단촐한 편이다. 플레이 타임도 짧고 게임의 무대 역시 17번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좁은 활동 반경이다. 하지만 레이븐 홈을 떠올리게 하는 지하 좀비 전투가 상당히 스릴있고 전작에서 플레이어를 고생시켰던 스트라이더가 끝까지 플레이어를 추격해 오기 때문에 상당히 긴장감 있는 전투가 이어져 짧고 굵은 진행을 보여준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유일한 탈출구>


<그러나 이게 주인공의 앞날>


<드디어 밖으로 나왔지만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건 G맨의 등장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도 보르티곤트의 활약 역시 전무한 편이기 때문에 왜 그들이 오프닝에서 앙숙처럼 보였는지, 그 뒤의 이야기가 전혀 없어 만들다 말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거기다 전개가 짧은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한 줄로 요약하면 그냥 "탈출" 이기 때문에, 뭐. 그렇다. 짧다.


지하 터널 같은 곳에서 좀비들을 상대로 전투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플래시 사용이 상당히 절실해졌다. 전투 도중에 플래시가 꺼지면 얼마나 당황하게 되는지 내겐 스릴을 동반하는 재미 요소로 작용했다. 그 외에도 화염 드럼이나 가스통 같은 아이템, 비상 용도로 사용하는 붉은 불빛 막대가 있어서 보조가 되긴 하는데 그래도 손전등이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 다는 점이 짜증나긴 한다. 이 때문인지 후속작 EP2에선 달리기 전력이랑 손전등 전력이 분리되었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할 필요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빛과 어둠이 만들어 내는 공포감에 좀비들의 울음소리까지 들려온다>



<EP1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마지막 전투>


<막아보려 했지만 시타델은 붕괴되고 플레이어도 그에 영향을 받는다>


EP1에서 스트라이더는 전작보다 더 강하게 세팅되어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비록 전작에서 여러마리의 스트라이더를 상대했던것에 비하면 겨우 한마리만 등장하기에 방심하게 되지만 막판에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 스트라이더는 피격시 회복이 더 빠르고 명중률도 높으며 무엇보다 전투 무대가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무찌르는데 성공하긴 하지만 이 후로는 스트라이더가 더욱 더 공포의 대상이 되어 EP2 최종전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EP2와 하프2 본편을 잇는데 있어 아주 훌륭한 징검다리로 막을 내린 셈.


EP1은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하게 한 것 외에는 딱히 스토리상 중요한 것도, 게임 플레이에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도 없다. EP2와 합쳐서 같이 나왔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정도.




HλLF LIFE 2 EP2



기차를 타고 17번 지구를 떠나 도망치던 중, 결국 시타델이 폭발하며 파괴되고, 그 여파로 포탈 스톰이 발생한다. 마침 주인공 근처에 통신이 가능한 시설이 있어 그곳에서 주인공은 저항 세력과 통신을 시도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위급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 저 포탈을 막지 못하면 또다시 외계인들이 처들어와 7시간 비슷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다만 이번엔 7시간도 못 갈 가능성이 크다는게 다른 점이지만.



EP1 보단 더 볼 것과 할게 많다. 새로 등장한 적들은 모두 까다로운 녀석들이고, 공포의 대상이었던 스트라이더들과 제대로 한판 붙기까지 한다. 당시엔 몰랐겠지만 사실상 시리즈 마지막 작품으로 마지막 작품임을 감안하고 플레이해도 상당히 훌륭한 작품이다. BGM이 전투의 흥을 돋아 주기 때문에 EP2만큼은 적당한 분량에 흥미로운 전투를 여럿 담은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EP1도 나쁘지 않았지만 EP2에 비하면 아무래도 좀 모자란게 사실. 여전히 G맨과 보르티간의 관계는 밝혀지는게 없지만 시리즈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명대사가 등장하며 유저와 저항군 지도자에게 충공깽을 예고한다. 



<대공명 현상으로 지구가 쑥대밭이 되던 그 날 알릭스를 구출한 G맨>

<Prepare for unforeseen consequences>

모든 일의 원흉인 대공명 현상이 발생했던 챕터의 이름이기도 한 이 대사가 다시 등장하며 게임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콤바인은 본진을 파괴하면서까지 본대 세력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포탈을 여는 중이며 저항군 입장에선 또다시 지옥도가 펼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포탈을 중화시키기 위한 로켓을 발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17번 지구를 탈출한 주인공의 손에는 적의 기밀 정보가 쥐어져 있다. 이 정보를 저항군에게 가져가는 동안 의문의 남자가 말을 건네 온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대비하라" 이 무슨 말장난인가? 유비무환이란 말이 있다지만 어떻게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대비할 수 있을까. 


EP2는 이야기 전개에 긴장감과 궁금증이 적절히 베여 있는데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니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하프2 시리즈의 탑승물은 최악의 조작감을 갖고 있다>


최후의 전투는 여지껏 공포의 대상인 스트라이더들과 맞딱드리게 된다. 스트라이더가 한마리도 아니고 기억상 10마리 전후 였던 것 같은데 스트라이더 한 마리당 새로 등장한 적군인 콤바인 헌터 2기가 호위를 하고 있으니 지원군도, 물량도, 스트라이더를 한방에 보낼 신무기까지 등장하지만 쉽지 않은 전투가 펼쳐진다. 


하프2에 등장하는 적군들은 거의 하나씩 대처법이 있는데 좀비들 같은 경우 머리가 약점이고 회전 톱날이나 화염 막대가 있는 경우 쉽게 상대할 수 있다. 콤바인 병사들은 떼로 덤벼오지 않는 이상 크게 무서울게 없는 적군들이다. 개미 귀신 역시 맷집이 약한 편이고.


그런데 스트라이더는 다르다. 전작의 최종 보스로 등장할 정도로 크고 강력하며 맷집까지 강해 꾸준한 탄환 보급 없이는 상대하기 아주 까다로운 놈들이다. 정면 대결이 아주 어려운 상대인데 이 녀석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신무기가 게임의 최후반부에 공개된다. 그동안 쌓아온 하프2 실력을 총 동원해 스트라이더를 상대해야 하는데 난이도가 만만하지 않아 전투를 승리하고 나면 온 몸에 기운이 쏙 빠질 정도이다. 물론 녀석들을 한방에 조져버릴 수 있고 무기를 마음껏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전투는 타이트하고 긴박감이 넘친다.




그래서


하프2 시리즈는 참 잘 만든 시리즈이다. 플레이를 마치고 나서도 다시 해보고 싶은 구간이 몇몇 있으며 적을 상대할때는 확실하게 상대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급이나 활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전투는 화끈하고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겨난다. 단순히 적을 제압하는게 전부가 아니라 미로같은 곳을 빠져나와야 할 때도 있고, 속도감을 무기삼아 빠르게 전진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여러종류의 공포감을 느낄 수 있고 절로 안도하고 한숨쉬게 된다. 여러 종류의 재미가 담겨있는 듯 하다.


주인공에 몰입해서 등장 인물간의 상호 관계에 신경쓰게되는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하프2의 경우 이건 또 무슨 퍼즐인가,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게임 엔진의 이런저런 요소를 적극 활용해 주인공이 처한 환경에 기반한 전개가 이뤄지는 식으로 펼쳐저, 주인공 자체에 몰입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바뀌는 환경에 더 관심이 갖게 되는 것 같다.


일자 진행형 게임이긴 하지만 총 쏘는것 외에도 다르게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많고 BGM이 전투를 더 흥겹고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래토록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플레이 하는 게임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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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r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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