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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3

감상 2018. 6. 23. 22:19

<17G로 즐기는 RPG의 교과서>


  디아3는 세상에 그 존재가 처음 알려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게임이지만, 내용물은 처참했던 게임이다. 왕십리에서 디아3 패키지를 판매하던 날, 수 많은 인파가 몰렸던 왕십리 대란이 바로 게이머들이 디3에 걸고 있던 기대감이었다. 안타깝게도 디3 오리지널은 유저들의 기대감에 한참 못 미치는 게임이었지만. 그런 디아3 오리지널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 똥 3 "


똥3이라는게 이전 작품이 똥2였다는 뜻은 아니다. 디3은 최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타이틀이란 기록을 갖고 있는 게임인데 이런 기록 수립이 가능했던 것은 사람들이 디3 출시 전 부터 디3이 어떤 게임인지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기 보다는 전작 디아블로2와 확장팩 파괴의 군주가 만들어 놓은 명성 덕분이었다. 본작이 어떤 게임인지 잘 알았더라면 구매율이 5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을까.


오리지널 발매 이후에 블자측에서 몇 번의 패치를 진행하면서 게임을 안정화 시키려 노력했지만,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가 상당히 잘 나온 까닭에 오리지널 시절의 디3은 정말 똥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5네팔, 일괄 감정, 63 템렙, 폐지 주워 제작 등등... 진짜로 신기한건, 똥같은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플레이하던 때는 죽치고 오랫동안 했단 사실이다. ㅋㅋ 미련하게도 열심히 5네팔 쌓고 성채 지하 돌면서 미확템 모으고, 다 모으면 글 올려서 팔고... 다만 그렇게 팔아서 천 몇 백 만원을 받아도 쓸만한 템 사기엔 한참 역부족이었던게 당시 게임의 경제 상황이었다. 완전 한국 온라인 게임화되었던 디3...


오리지널 당시 게임 시스템을 갈아 엎지 않는 내에서 패치가 거듭 진행되었었는데 확팩에선 이 시스템을 확 갈아 엎었다. 지금 그 때를 떠올리면 똥이었단게 분명한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땐 참 열심히 했었다. 딱히 할만한 게임이 없었던건지 아니면 그래도 어느정도 선 까지는 할만했던건지. 아마도 디아블로라는 타이틀이 가진 명성에 기대감을 갖고 꾸준히 플레이 했던 것 같다. 물론 이 노력은 아이템 획득 관련 시스템이 180º 뒤바뀐 확팩에 와선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개발중이었던 디아3 시연 동영상. 마지막 전투 중 캐릭터 사망씬이 인상깊었다>


사실 나는 위의 트레일러 같은 게임 플레이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정작 나온 디3는 위와는 조금 달랐다. 좀 더 빠르고 속도감있는 게임으로 나왔는데 이따금씩 게임에 지칠때면 이 동영상을 찾아 보곤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똥겜하며 보내다 어느날 찾아온 새 소식, 디아블로3의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발매소식이었다. 


전리품 2.0, 확팩에서 새로 선보인 시스템인데 정확히는 게임내 아이템 획득의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시스템이었다. 이전과 다르게 전설 아이템과 세트 아이템의 중요도가 올라가서 필수가 되었으며, 이 외에도 아이템 획득 및 거래 방식에 변화가 생겼는데 사실상 오리지널의 디3을 똥3으로 만들어버린 일등 공신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자신의 캐릭터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드랍하는 스마트 드랍 시스템도 이 쯤 나왔던 것 같고, 전설, 레어 아이템 갯수 조절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는 대 성공이여서 지금의 완성된 디3을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물론 확팩 초기 몇 시즌 동안은 템 파밍과 직업간의 강약 부분에서 조절이 필요했던게 사실이었다. 오죽하면 과거의 자유로운 템 거래가 그리웠을 정도.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 되어갔고(비록 적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디아3 제작팀은 그 외에도 여러가지 요소를 추가하며 디3을 똥겜에서 서서히 갓겜으로 바꾸고 있었다. 게임이 지겨워서 접고 나중에 다시 플레이했을때 몇몇 신규 지역이 추가된 것을 보고는 아직도 업뎃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으니까. 


<4막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 신규 지역이 추가되어 맵 갯수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별거 없더라만은>


지금의 디아블로3를 한 줄로 평가하자면 RPG의 교과서라고 말하고 싶다. 레벨업, 캐릭터의 스킬 습득 및 사용, 조작, 아이템 획득 및 강화, 멀티 플레이까지. 여러 부분에서 디아3는 다른 RPG를 하던 유저라 할지라도 교과서적인 RPG게임이 이런 것이다 하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디아블로3의 시즌에 참가하는 유저들은 레벨 1 캐릭터를 생성하면서 처음 게임을 할 때 처럼 아무것도 없는 백지 상태로 시작하게 된다. 여러 시즌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3의 레벨업 과정은,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갖고 임할 경우 레벨업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렇다고 매 시즌마다 만렙을 찍는건 엄청 귀찮은 일이지만.


  처음이야 기술도 몇 없고 아이템도 보잘것 없어서 답답한게 사실이다. 다만 이 시기의 답답함이 이후 레벨업을 거치면서 캐릭터가 강해지고, 스킬이 늘어나고 아이템 등급이 강해지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냥이 수월해졌다가 도전적이었다가를 반복하는 흐름이 재미있는 경험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캠페인을 통해 전달되는 스토리는 그닥 호평을 줄 수 없다 하더라도, 새 기술을 배우며 사냥을 수월하게 진행하고, 레벨업에 따라 자연스레 강해지는 몹의 세기에 점점 고전하다가 아이템을 바꾸면서 난이도에 걸맞에 강해지는 그 과정은, 급하게 다가가면 길고 지루할 따름이지만 마음을 비우고 라이트 유저의 입장에서 진행하면 상당히 재미있다. 말로써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어 답답할 따름.. ㅎㅎ


기존 한국형 RPG의 레벨업 과정에 스트레스가 쌓인 유저라면 나처럼 디3의 레벨업 과정이 힐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마치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전자기기 다 버리고 산에 들어가 하루 이틀 머물다가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중간에 지루한 시점이 있지만, 그럴땐 게임을 끄고 다른걸 하자. 라이트 게이머는 그렇게 플레이 하니깐.


디3를 하면서 느낀 강점이 바로 이 것이다. 여타 다른 RPG보다도 캐릭터 성장 과정의 즐거움이 잘 배여 있는게 디아블로 3 : 영혼을 거두는 자 이다. 만렙을 찍고 나면 이제 본격적인 템 세팅 과정을 겪게되는데 여기서 템을 맞춰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전설과 세트 아이템 중 어떤 아이템은 그 고유 효과가 매우 강력해서 획득하면 사냥이 아주 수월해지는 아이템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템은 꼭 갖춰야 할 반필수 아이템 대접을 받는다. 이런 아이템을 하나 둘씩 갖추면서 디3의 본격적인 즐거움이 시작되는데 이 역시 라이트 유저에겐 스트레스 없이 즐거움으로 가득찬 완급 조절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걸어다는 학생이 버스를 타면 편리함을 느끼고, 버스 타던 직장인이 택시나 기차, 자기 소유의 차를 구입하면 그 편리함이 더 가중되듯, 디3의 템을 맞춰가는 과정 또한 이렇게 다가온다. 물론 최고는 자기 소유의 차를 갖는 것이지만, 그게 쉬운일은 아닌 것 처럼, 디3 역시 최고를 목표로 두면 신경써야 할게 많고 이리저리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게 사실이지만, "특정" 수준까지 도달하는데는 그닥 어렵지 않다. 오늘날 자차 소유는 어렵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쉬운 것 처럼.


라이트 유저들은 아이템의 옵션이 모두 최고치에 이르지 않다 하더라도 약간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인내와 스트레스를 감내하지 않는 계층이다. 그리고 당신이 이 계층에 적합한 태도로 임한다면, 디3는 정말 괜찮은 만족감을 제공하는 게임이 된다.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데 필요한 "적정한" 수준을 달성하는데 있어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정말 적당한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아주 적합한 난이도와 과정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기를 원하는 유저에겐 그에 걸맞는 험난한 여정도 준비해두고 있다.





그래서 나는 디3를 RPG의 교과서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과목에서 100점을 원하는 유저에겐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적당히 게임을 즐기기를 원하는 유저에겐 걸맞는 난이도를 갖춤으로써 CD 패키지 기반의 게임으로써 다해야할 소명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비록 이 과정까지 오는데 걸린 많은 시간동안 많은 패치가 있었고 유저들의 오랜 감내가 있었기에 하드 코어 유저들은 이 게임의 문제점을 낱낱이 꿰뚫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지금 디3는 라이트하게 즐기고자 하는 유저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알맞는 갓겜이라 생각한다. 






디3를 하고자 하는 유저가 있다면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 이 겜은 가끔가다 즐길만한, 조금 더 정확하겐 라이트하게 즐기는데 있어 딱 좋은 게임이다.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라이트하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플레이 하길 바란다. 어쩌면 월정액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닌 한번 구매하면 평생 무료인 게임의 특성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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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r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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