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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다룰 수 없는 문제로 고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책상 위 널브러진 내 물건들 마냥 나 역시 어딘가 위에 널브러져 있겠지만 그거야 치우고 정리하면 그만이듯, 나 역시 당면 과제들을 잘 정리하면 될 것이다. 내가 정리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신경 쓰지 말자. 내가 아무리 애써봐도 안될 문제이니까.

 

하지만 내 소관이 아닌 일 일이라도 내게 영향을 미치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지금 좀 의기소침해 있는데 최대한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려고 한다. 적어도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나중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때를 대비해야지.

 

아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동네는 너무 깨끗해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감이 전혀 안잡힌다. 이전에 살던 동네에선 온통 쓰레기 천지여서 부담 없이 막 버렸는데 이 동네로 이사 오고 나니 이전 동네처럼 철저히 분리수거를 해 놨어도 밖으로 내놓기가 참 부담스럽다. 종량제 봉투에 담고 구청 홈페이지에서 스레기 처리 지침도 확인했는데 이사온지 약 2주가 넘도록 아직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질 못했다. 쓰레기 버리는 시간대에 맞춰서 버리고 싶었지만 그 시간엔 내가 곤히 자고 있을 시간이라... 귀찮음과 피곤함을 무릅쓰고 버리면 되겠지만 난 조금 더 스무th하게 버리고 싶었다. 

 

여하튼, 월요일이 되면 쓰레기를 시간 맞춰 내다 버리고 방 안의 공간을 좀 확보해야겠다. 자전거 바람 넣는 방법도 좀 강구하고 주변에 하나로 마트랑 은행이랑 그런 것도 좀 확인하고. 무엇보다도 제일 귀찮은 건 무슨 옷을 사서 입고 다녀야 하는 거지만. 나 같은 패션 감각 무능력자에겐 삶이 좀체 쉽지가 않다. 무슨 옷을 어떻게 입고 다녀야 하는가. 날이 풀려 올 수록 상당히 부담스러운 고민이다. 

 

시계가 3시 36분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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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r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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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9

Star/별자취 2019. 3. 9. 16:33

  자취방 계약이 끝나간다.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1년이 되었단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아직도 현관문을 나설때면 이따금 어색함과 낮설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현관문을 닫고, 엘레베이터 앞에 서면 이제 뭘 할 차례지 하며 그대로 굳어버리는 것이다. 이 다음엔 뭘 해야 하더라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지금 낮선 장소에 있단 느낌을 받는다. 평소 익숙하게 집을 나서던 행동을 돌이켜보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5초간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1년은 참으로 긴 시간일테지만 나에겐 1년이 짧은 시간인 것 같다. 적어도 집을 나서는 행동에 완전히 익숙해지기에는.



  지금 지내는 자취방을 고르던 때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부족했었다. 갑자기 내린 결정에 가장 숨가쁘게 달려야 했던건 역시 나였다. 어쩌면 시간의 여유를 두고 방을 골랐었더라도 밤 늦게 노래 부르는 사람과 건물이 무너져라 문을 발로 차듯 닫긴걸 확인 하는 사람, 그리고 변기에 물티슈를 버리는 사람을 완벽히 피해가긴 어려웠을 것이다. 검은색 커튼이 하늘을 덮은 순간 가장 빛나는 것은 달이 아닌 모텔 네온사인이었고 내 방에 마지막 짐을 내려놓으며 창 너머로 전광판을 바라보는 나는 슬프거나 전망이 안좋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평소 집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광경에 내가 이곳에 왔구나 하는 사실을 확연히 받아 들일 수 있었고 약간 흥분되기까지 했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나날이 펼쳐지겠구나, 부풀어 오르는 기대감으론 가스 난방이 제한되었던 첫날 밤을 따스하게 보낼 순 없었지만 마냥 새롭고 들떠있었다. 어르신들 말로 마냥 명량할 따름이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모텔 전광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일주일 넘게 구급차,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친구 한 명 있을 뿐인 낯선 곳에서의 생활도 이제 일주일 정도만 남았다.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편은 아니지만 계획없이 무턱대고 들어대는 편도 아닌 나는 아무 계획없이 이사를 결정했다. 이런 저런 사유로 이사를 꺼리다가 무작정 이사하겠다고 통보하고 집을 나왔다. 내가 이사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부담을 감당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란 생각을 한다. 만약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았더라면 이사는 한참 늦어졌을 테니까. 어찌되든 집 밖으로 나오긴 했겠지만 과연 그 생활이 '명량'할 수 있었을까. 집 밖으로 나오는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뭐 그렇게 오래 걸리고 심각하게 생각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 만큼 나 역시 그 사정을 극복하느라 심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이제 1년을 다 채우고 이사를 간다. 지금의 방과 같은 계약 조건이지만 나은 점이 있다면 방이 조금 더 넓어 진다는 것이다. 이곳보다 더 크게 번화한 곳으로 이사함을, 더 큰 방으로 옮겨감을 축하하며 어떤 나쁜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미래지만 어떤 좋은 일이 일어 날지도 모르는 미래이므로 또 한번의 자취 생활에 있어 시작을 즐겁고 힘차게 하고 싶다. 이곳으로 이사오며 세웠던 계획은 처참하게 실패하고 말았고 차선책 역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별 소득없이 끝난 1년 간의 자취 생활임에도, 용기와 자신감, 여유와 실패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얻었기에 이토록 즐겁고 앞날이 기대되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현관을 나서는데 익숙해지기도 전에 방을 옮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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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r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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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D

Star/별자취 2019. 1. 10. 16:51

<'회사 나가고 싶다' 이 문장 만으로도 설명이 된다>



알바 시작하고 나서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그건 좋은데 집에서 뒹굴거리는게 끝나서 이전과는 다른 한숨을 쉬게 되었다. 일 시작전엔 불투명한 미래에 한숨을 지었다면 지금은 벌써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 되어서 한숨을 쉰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하루가 유난히 더 짧은것 같다. 적어도 전 일터가 집과 가까워서 그거 하난 좋았다.


다만 그 때도 하루가 너무 짧아 불만이었는데 지금은 도대체가 집에 오면 씻고 자기가 바쁘니 ㅡ.ㅡ


통장에 돈 들어왔다고 탱자탱자 써버리면 금방 잔고가 말라버린다. 미래를 위해 종잣돈을 모아 보자고 시작한 일인데 돈 모으는게 정말 쉽지가 않다. 


오늘은 4tb 하드디스크를 개봉해서 컴퓨터에다 연결했는데 본체 내부에 엄청나게 낀 먼지를 보고 케이스를 고르기 시작했다. 지금 쓰는건 보통 사이즈인데 컴퓨터 부품들이 덩치가 있다보니 선 정리가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끼인 먼지들...


청소보다는 새걸로 하나 사서 갈아 끼우기로 했다. 그게 수입이 있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니까.






뒤에서 수근거리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기분이 안나쁘다면 그건 놀랄 일일 것이다. 내 경우는 놀랄 일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 성격상 한 방 먹으면 그대로 되갚아 주고싶은데 방법이 마땅찮아 속만 태울 뿐이다.


오늘은 택시 기사도 이상한 사람, 일터에서도 이상한 사람, 등 뒤에도 이상한 사람이 있어서 힘든 하루였다. 퇴근길 버스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은 별 거 아닐 정도로. 콜라가 땡기는 하루다.



<두부 멘탈로 하루를 견디기엔 중과부적이다>



하드 디스크 추가하려고 본체를 열었는데 작은 나사에 필요한 드라이버가 없어서 그걸 사러 밖에 나갔다. 임시 방편으로 커터칼 끝 부분을 이용해서 열심히 돌리다 포기하고 드라이버를 사러 나간거였는데 막상 나가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입고 나간 잠옷 바지가 궁둥이 쪽이 튿어진 바지였단걸. 다행히 길거리엔 사람이 별로 없었고 팬티랑 바지랑 무늬가 비슷해서 아마 쉽게 알아차리진 못했으리라 생각하며 위안으로 삼았다.


그리고 드라이버 사와서 작은 나사를 열심히 풀어보고 깨달았다. 이 나사는 삐꾸였단걸. 제자리에서 헛도는 나사였다. 다행히 다른 쪽 나사 구멍을 조여서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시계를 보니 잘 시간이다. 


일 대신에 놀고 먹고 싶다.


<호머 심슨처럼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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