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다룰 수 없는 문제로 고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책상 위 널브러진 내 물건들 마냥 나 역시 어딘가 위에 널브러져 있겠지만 그거야 치우고 정리하면 그만이듯, 나 역시 당면 과제들을 잘 정리하면 될 것이다. 내가 정리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신경 쓰지 말자. 내가 아무리 애써봐도 안될 문제이니까.
하지만 내 소관이 아닌 일 일이라도 내게 영향을 미치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지금 좀 의기소침해 있는데 최대한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려고 한다. 적어도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나중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때를 대비해야지.
아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동네는 너무 깨끗해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감이 전혀 안잡힌다. 이전에 살던 동네에선 온통 쓰레기 천지여서 부담 없이 막 버렸는데 이 동네로 이사 오고 나니 이전 동네처럼 철저히 분리수거를 해 놨어도 밖으로 내놓기가 참 부담스럽다. 종량제 봉투에 담고 구청 홈페이지에서 스레기 처리 지침도 확인했는데 이사온지 약 2주가 넘도록 아직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질 못했다. 쓰레기 버리는 시간대에 맞춰서 버리고 싶었지만 그 시간엔 내가 곤히 자고 있을 시간이라... 귀찮음과 피곤함을 무릅쓰고 버리면 되겠지만 난 조금 더 스무th하게 버리고 싶었다.
여하튼, 월요일이 되면 쓰레기를 시간 맞춰 내다 버리고 방 안의 공간을 좀 확보해야겠다. 자전거 바람 넣는 방법도 좀 강구하고 주변에 하나로 마트랑 은행이랑 그런 것도 좀 확인하고. 무엇보다도 제일 귀찮은 건 무슨 옷을 사서 입고 다녀야 하는 거지만. 나 같은 패션 감각 무능력자에겐 삶이 좀체 쉽지가 않다. 무슨 옷을 어떻게 입고 다녀야 하는가. 날이 풀려 올 수록 상당히 부담스러운 고민이다.
시계가 3시 36분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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